전력을 만들고 파는 시대의 운용자, 스마트그리드 통합운영원

2013/02/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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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그리드 세상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2012년 7월 18일 정부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을 바탕으로 ‘제1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정부 예산 1조 7500억 원과 민간자금 1조 8000억 원을 투입해 연구개발(7400억 원)·핵심기기 보급 및 실증사업(2조 4000억 원)·제도개선(4000억 원) 등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적극적인 하드웨어 보급으로 시장창출을 이끈다는 계획입니다. 

한국전력을 통해 2016년까지 저압(일반용·산업용·주택용) 고객 1000만 호에 양방향 통신을 가능케 하는 AMI를 보급하고, 전력저장장치 ESS는 올해 2016년까지 200㎾h급 50만 개를 보급할 예정입니다. 2012년 사업 타당성 용역사업을 실시, 2013년 초 스마트그리드 거점도시 추진계획을 포함해 최종 지역을 선정합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 첫마을에 국내 최초로 스마트 그리드 에너지 절감 시스템이 도입되기도 했는데요.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 스마트그리드 시스템 모형도]

스마트 전력수요반응(Smart DR : Demand Response) 시장도 개설했습니다. Smart DR 시장은 전력시장과의 실시간 양방향 정보통신에 의해 가정·건물·산업시설 등 수용가의 소규모 부하 및 발전자원들의 전기사용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남는 전력은 전력거래소에 판매도 할 수 있는 자원관리 시장인데요. 향후 애그리게이터(Aggregator, 서비스사업자)의 활성화와 함께 민간영역사업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실증단계를 지나 시장형성단계로 접어듦에 따라 스마트그리드 관련 사업자가 늘어나게 되면 필요한 인력이 바로 스마트그리드운영원입니다. 앞으로 관련 자격증이 신설되고 개별 사업자 단위의 NOC(Network Operator Center)가 생기게 되면 인력 수요도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터뷰 : 전력거래소 서영준 차장

[서영준 | 전력거래소 차장]


Q. 스마트그리드가 이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과거 100년 동안의 전력산업은 증가하는 전력소비 문제를 공급, 즉 많은 발전소 건설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어요. 화석연료 고갈, CO2 과다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디지털 혁명 등의 요인으로 전력산업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절실한 상황을 맞았는데요. 새로운 패러다임인 스마트그리드는 전력소비 문제를 공급뿐만 아니라 수요 측면에서도 해결해보려는 것이죠. 다시 말해 중앙집중적 통제체제에서 분산형 상호작용 체계로, 1차 화석연료에서 2차 전기에너지 체제로, 전통적인 전력공급에서 융복합 서비스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어요.


Q.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서 일을 하고 계신데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앞서 말한 것을 실증하기 위한 곳이 스마트그리드 제주실증단지에요. 제주 실증단지 사업은 수요측 자원의 활용을 위한 신기술 개발과 비즈니스 모델을 실증한다는 사업목적을 갖고 있어요. 국가단위의 제주 실증단지는 가전제품 전력 제어기능을 갖춘 스마트 그린 홈, 스마트 빌딩, 전기차 충전소 등 스마트 그리드 주요 분야를 모두 포함한 세계 첫 실증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해요.


Q. 그렇다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제가 일하고 있는 통합운영센터(Total Operation Center)는 제주 실증단지의 핵심으로 컴퓨터의 CPU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에요. 스마트 플레이스, 리뉴어블, 트렌스포테이션, 파워그리드, 일렉서비스 등 실증사업의 운영현황을 종합 모니터링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죠. 전력거래소가 참여하고 있는 Smart Electricity Service 분야에서는 실증단지의 전력계통 운영, 전력시장 운용을 24시간 담당해요.


Q. 전력시장에 대해 보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아직까지는 전력을 받아서 소비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스마트그리드가 상용화 되면 소비자들이 태양광 등을 가정에 설치해 발생하는 전기를 필요한 곳에 쓰고, 남는 전기를 되파는 전기 소비자이자 생산자, 즉 프로슈머 시대가 돼요. 물론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와 전력회사 간 양방향 데이터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와 전기를 저장하여 피크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장치 ESS(Energy Storage System) 등이 필요해요. 실증단지에서는 이러한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어요. 

현재 시범단지에서는 다수의 발전사업자와 판매사업자가 있는데요. 각각의 발전사업자가 판매한 전력을 판매사업자들이 도매로 구입해서 소매로 판매하는 것이 전력시장이죠. 시범단지에서 전력시장은 하루 전 12시까지 입찰을 해요. 발전입찰, 수요입찰, 수요감축입찰 등 입찰에 따라 전력시장에서 예측한 전력수요를 바탕으로 낙찰이 이뤄지고, 낙찰결과를 바탕으로 전력시장 운용과 전력계통 운용이 동시에 이뤄져요.


Q. 스마트그리드통합운영원이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중추기관인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통합운영센터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커요. 여러 전문가들이 스마트그리드 전력시장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통합운영센터(Total Operation Center)는 모든 정보가 모이는 플랫폼이죠. TOC운영자는 스마트그리드 전력시장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하는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어요. 통합운영센터는 홍보센터를 역할도 겸하고 있는데요. 전력산업 및 유관기관 전문가부터 시작해 관련 분야 석학, 관계 기관 고위임원 등에게 통합운영센터를 안내하면서 현재까지의 연구 성과를 알릴 때 보람을 느끼죠.


Q. 중추기관에서 일하는 만큼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전력계통과 시장을 운영하다 보면 돌발사고가 발생하기도 하고 IT 시스템이 고장날 수 있거든요. 이때 원인을 찾아내어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TOC운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할 수 있어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스마트그리드 시장운영제도 및 계통운영제도를 변경·보완하는 일도 고도의 전문성 및 완성도를 필요로 하고요.


Q. '스마트그리드통합운영원'의 미래를 어떻게 내다보십니까?

아직은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저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올해를 기점으로 시장이 형성돼 사업자 단위의 네트워크운영센터(Network Operator Center)가 생기게 되면 인력수요도 크게 늘어나겠죠. NOC는 스마트부하관리사업자, 스마트수요감축사업자, 스마트신재생발전사업자 등 사업별로 전국에 생기게 될 가능성이 아주 커요.


Q. 끝으로 스마트그리드 시스템 운영에 관심이 있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전기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과정과 설비를 다루는 전력계통 분야는 더 이상 발전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던 적도 있는데요.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스마트그리드 덕분에 전력계통공학에도 다양한 응용분야가 나오고 있어요. 전력산업 분야에서도 다양한 융합산업이 나오고 있고요.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져 보세요.


하는 일 : 스마트그리드 전력망과 연동된 전력시장, 전력계통망 운영

기본적으로 스마트그리드 전력망과 연동된 전력시장과 전력계통망을 운영하는 일을 합니다. 
풍력,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원과 전기자동차충전시스템 그리고 산업체, 건물, 가정 등에 설치된 스마트단말기의 실시간 전력사용 정보 등을 취합합니다. 전력시장에 입찰된 자료를 바탕으로 스마트그리드의 각종 서비스를 관장하는 중앙관제센터를 운영합니다.

교육·훈련 : '전력계통운영자자격증' 신설 예정

전력공학, 전기공학, 정보통신공학과 출신들이 많습니다. 전력계통공학과 정보통신공학이 융합된 산업이기 때문에 두 분야 모두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최소 5년 이상의 숙련기간을 필요로 하는 직업입니다. 현재는 관련 자격증이 없지만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원자로조종사면허'와 마찬가지로 전력거래소에서 '전력계통운영자자격증' 신설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전망·현황 : 서비스사업자 육성 시 스마트그리드 통합운영원 수요 크게 증가

우리나라는 2009년 7월 9일 초청국으로 참여했던 G8 정상회담에서 스마트그리드 선도국가로 지정된 바 있습니다. 2009년 8월 31일엔 제주 구좌읍에 실증단지를 착공하여 5대 분야(지능형 전력망, 지능형 소비자, 지능형 운송, 지능형 신재생, 지능형 서비스), 12개 컨소시엄, 168개 업체가 참여 실증을 추진했습니다. 

또 지식경제부는 2012년 7월 18일 ‘제1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통한 저탄소 녹색성장 기반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앞으로 스마트그리드 초기시장 창출을 위해 인프라 보급 확산, 7대 거점도시 광역경제권별 구축, 지능형서비스사업자 육성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인데요. 서비스사업자가 육성되면 스마트그리드통합운영원의 수요는 빠르게 늘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미국 ARC 자문단(ARCAdvisory Group)은 2010년 <스마트그리드 운영관리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의 세계시장동향 조사>를 통해 스마트그리드 운영관리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시장이 연평균 11.1%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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